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 바링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07 일본과의 3·4위전에서 10명이 싸우는 악전고투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연장전을 포함한 120분 간 득점없이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6-5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3위를 차지해 오는 2011년 차기대회 자동출전권을 획득했다. 2011년 대회 개최지는 오는 29일 발표되며, 유일하게 신청한 카타르의 개최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대회 규정상 승부차기는 무승부로 기록되는 이날 전적을 포함해 일본과의 역대전적에서 38승19무12패로 절대 우위를 유지했으며, 2000년 이후 전적에서도 2승3무2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핌 베어벡 감독은 이날도 조재진을 원톱에 세우고 염기훈과 이천수를 좌우 공격수로 두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일본의 이바차 오심 감독은 다카하라 나오히로를 원톱에 세운 4-2-3-1 전술을 가동했다.
양 팀은 이날 라이벌답게 주전 선수들을 모두 투입하며 총력전을 벌였다.
특히 일본은 전반 초반부터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파상공세를 펼치며 한국 진영을 흔들었다.
한국은 빠른 역습으로 골 찬스를 만들어 공격력을 살려 나갔고, 전반 39분에는 염기훈의 부상으로 교체투입된 이근호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위협적인 슈팅 찬스를 만들어 나갔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일본을 강하게 몰아붙이며 본격적인 선제골 사냥에 나섰으나 14분 아랍에미리트(UAE)의 알 바드와위 주심이 한국 코칭스태프를 줄줄이 퇴장시키는 다소 어이없는 판정을 내리면서 일본에 주도권을 넘겨줬다.
전반 10분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중앙 수비수 강민수는 후반 14분 한국 페널티 지역 외곽에서 일본 공격수와 공중볼 다툼을 벌이다 부딛히는 파울에 옐로카드를 받았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이에 베어벡 감독과 홍명보, 코사(GK) 코치가 테크니컬존을 벗어나며 강력히 항의를 하다 줄줄이 퇴장 명령을 받았고, 한국에는 압신 고트비 코치와 10명의 선수만 남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일본은 이 틈을 타 한국을 강하게 압박했으나 한국 선수들은 수적인 열세에도 투지를 되살려 팽팽한 경기를 유지했다.
전후반 90분 동안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한 양 팀은 연장전으로 승부를 넘겼다.
일본은 수적인 우세에도 경기가 풀리지 않자 연장 전반 15분 나카무라 순스케가 비신사적인 행동을 범해 양 팀 선수들의 집단 몸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연장 후반 10분에는 순스케가 한국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중앙으로 흐르자 하뉴 나오타케가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이운재가 감각적인 선방으로 막아내 위기를 넘겼다.
양 팀의 처절한 승부는 연장전 30분 동안에도 가려지지 않았고 운명은 승부차기에 맡겨졌다. 한국에는 이번 대회 3번째 승부차기.
한국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양 팀의 5번째 키커가 모두 골을 모두 성공시킨 가운데 6번째 키커 김치우가 골을 성공시켜 승기를 잡았다.
이어 골키퍼 이운재는 일본의 6번째 키커 하뉴 나오타케의 정면으로 날아온 슛을 왼손으로 막아내며 승부차기 6-5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28일 저녁 팔렘방 스리비자야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3-4위전에서 다시 한 번 120분 연장 혈투를 펼쳤다. 그렇지만 0-0, 결국 페널티 킥 승부 끝에 일본을 누르고 2007 아시안 컵 3위에 올랐다.
축구는 전후반 45분씩, 90분을 통해 승부를 가리는 경기다. 그렇지만 한국은 단판 승부로 생존자가 결정되는 8강전과 4강전에서 90분 동안 승패를 결정짓지 못했다. 3위와 4위가 구분되어야 하는 3-4위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페널티 킥 승부 끝에 3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별 리그 3경기를 포함해 총 6경기에서 3득점 3실점, 8강전부터 3경기 연속 무득점 무실점이 이번 아시안 컵에서 보여준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47년 만의 아시안 컵 제패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대표팀의 행보는 쉽지 않았다. 박지성과 이영표, 설기현, 김남일 등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해 왔던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하차했다. 결국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과 도하 아시안 게임 대표팀의 선수들이 중심이 된 젊은 대표팀이 꾸려졌다.
경험 부족이 독이 됐을까. 조별 리그에서 대표팀은 답답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불의의 일격을 당한 바레인과의 경기는 졸전으로 평가받았다. 1-0, 승리하며 8강 진출을 결정짓긴 했지만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8강, 이란과의 경기부터 대표팀은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인도네시아 전 이후 조합을 완성한 포백 라인이 안정감을 찾았고 김상식과 손대호를 중심으로 하는 삼각형 모양의 미드필드 진도 제 자리를 찾아갔다.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이란을 상대로 지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120분의 혈투 끝에 승부차기까지, 결국 한국은 이란을 누르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라크와의 4강전은 2007 아시안 컵에서 한국 대표팀 최고의 경기로 꼽을 만 했다. 전반전 내내 이라크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고전하긴 했지만 후반전에는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전 45분 동안 염기훈과 이천수, 최성국이 이라크 진영을 휘저으며 여러 차례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여는 데는 실패했다.
연장전이 되자 한국은 다시 이라크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그렇지만 수비수들은 온 몸을 던지는 수비를 펼치며 이라크의 파상 공세를 막아냈다. 연장전 30분이 지나고 다시 승부차기, 이번에는 축구의 신이 한국을 외면했다.
3-4위전의 전반전 역시 한국의 페이스였다. 염기훈의 측면 돌파가 빛이 났고 모처럼 선발 출장한 김두현은 위력적인 중거리 슛으로 공격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후반 12분 강민수의 퇴장 이후 수적 열세 속에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따져 보면 120분의 혈투, 그리고 페널키 킥 승부까지 이어진 세 경기 모두 한국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어떤 순간에 보여준 한국의 경기력은 승리를 차지하고 더 높은 단계로 올라서기에 충분했다. 체력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3-4위전까지 승리를 위한 투혼을 불살랐다.
그러나 승리하는 법을 잊은 것일까? 결국 축구에서의 승부는 골로 갈린다. 골이 없다는 비난은 최전방 공격수 몇 명에게만 지우기에는 너무 무겁다. 측면만을 강조하는 획일적인 공격 전술과 슈팅에 대한 두려움, 미드필드와 수비 라인에서의 지원 부족 등 팀 전체의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02 한일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가 얻은 가장 큰 자산은 '자신감'이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한없이 높아만 보이던 세계 축구의 강호들을 상대로 골을 기록하고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서 왔다.
현재 대표팀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성장통이기를 빌어본다.
팔렘방(인도네시아)=안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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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현기 기자] 한국 축구가 숙적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2007 아시안컵 3위에 올랐다.
28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경기장에서 벌어진 2007 아시안컵 3-4위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전후반 및 연장전 120분을 0-0으로 끝낸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승리, 3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3위까지 주어지는 2011년 차기대회 자동진출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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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 베어벡 감독은 선발 명단을 통해 중원에 변화를 줬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김두현을 투입했으며 그의 뒤를 받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김정우와 오장은을 투입했다.조재진이 원톱으로 나섰으며 염기훈과 이천수가 좌우 측면을 맡았다.
두 팀은 초반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전반 1분 오범석의 왼발슛으로 공세를 시도한 한국은 전반 15분 김두현이 아크 왼쪽에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골문 왼쪽을 살짝 벗어났다. 염기훈의 왼발 프리킥은 일본 골키퍼 가와구치 요시카츠의 선방에 막혔다. 일본 역시 엔도 야스히토가 왼발슛과 프리킥으로 쏘아올리며 맞받아쳤다.
한국은 전반 43분 위기에 직면했다. 오른쪽에서 올린 나카무라 순스케의 코너킥을 골문 먼쪽에 있던 수비수 나카자와 유지가 발리슛으로 연결한 것. 그러나 이운재가 골문 안쪽으로 향하던 볼을 감각적으로 막아내 실점을 모면했다. 베어벡호는 후반 들어 다시 김치우의 왼발슛과 이천수의 헤딩슛으로 공격의 불씨를 살려나갔다.
변화는 후반 12분에 일어났다. 중앙 수비수 강민수가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던 다카하라 나오히로를 저지하다 옐로카드를 받았고 경고 2회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 때 강민수의 퇴장 조치에 항의하던 베어벡 감독과 홍명보 코치, 코사 골키퍼 코치마저 줄줄이 퇴장당하며 한국은 압신 고트비 코치만 벤치에 남는 상황을 연출했다.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후반 90분을 잘 버틴 한국은 연장 후반 두 차례의 위험한 순간을 또 맞이했으나 수비진이 방어로 120분의 혈투를 0-0으로 마감했다. 일본은 나카무라의 왼쪽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하뉴가 슈팅했으나 골문 앞에서 김치곤이 이를 걷어냈다. 종료 직전엔 코마노 유이치의 크로스를 사토 히사토가 왼발로 강하게 찼지만 이운재가 또 다시 막아내 3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룰 수 있었다.
8강과 4강에 이어 또 다시 돌입한 승부차기. 두 팀은 5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 승부차기마저도 연장전에 돌입했다. 결국 6번째 키커에서 승리의 여신은 한국에 미소를 보냈다. 한국은 김치우가 왼발로 강하게 차 넣었으나 일본은 6번째 키커 한유의 킥이 이운재의 오른손에 막혀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운재는 이란과의 8강전에 이어 또 한 번 한국을 승부차기 승리로 이끌었다.
[한국이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아시안컵 3위를 차지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현기 기자 hyunk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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